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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글, 영상)

지우며 길을 걷다

by 들꽃 처럼 2010.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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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우며 길을 걷다

 

 

      지우며 길을 걷다 앞만 보지 말고 옆을 보시라. 버스를 타더라도 맨 앞자리에 앉아서 앞만 보며 추월과 속도의 불안에 떨지 말고 창 밖 풍경을 바라보시라 기차가 아름다운 것은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이지요 창 밖은 어디나 고향 같고 어둠이 내리면 지워지는 풍경 위로 선명하게 떠오르는 얼굴들. 언제나 가파른 죽음은 바로 앞에 있고 평화로운 삶은 바로 옆에 있지요. 고통스러울지라도 우리를 밟고 가는 이에게 돌을 던지지는 말아야지요 누군가 등 뒤에서 꼭같이 뒤통수를 후려칠지도 모르니 앞서는 이에게 미혹되지도 말고 뒤에 오는 이를 무시하지도 말아야겠지요. 일로매진(一路邁進)의 길에는 자주 코피가 쏟아지고 휘휘 둘러보며 가는 길엔 들꽃들이 피어납니다 평화의 걸음걸이는 느리더라도 함께 가는 것. 오로지 앞만 보다가 화를 내고 싸움을 하고 오로지 앞만 보다가 마침내 전쟁이 터집니다. 더불어 손잡고 발밑의 개미 한 마리, 풀꽃 한 송이 살펴보며 가는 생명평화의 길. 한 사람의 천 걸음보다 더불어 손을 잡고 가는 모두의 한 걸음이 더 소중하니 앞만 보지 말고 바로 옆을 보시기 바랍니다 -좋은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