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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행/산행 정보

[스크랩] 전남 장성 백 암 산 [애기단풍의 합창 늦가을을 오르다]

by 들꽃 처럼 2008.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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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단풍의 합창 늦가을을 오르다
전남 장성 백 암 산

학바위(백학봉)로 오르는 길에 서있는 ‘불나무’같은 단풍. 오른쪽 바위가 학바위의 일부다. 붉은 단풍과 하얀 학바위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진노랑 단풍이 우거진 약수동 계곡길을 수녀들이 걷고 있다.
“백암산 황매화야 보는 이 없어/ 저 혼자 피고 진들 어떠 하리만/ 학바위 기묘한 경 보지 않고서/조화의 솜씰랑은 아는 체 마라.”

노산 이은상이 백양사 부도전 앞에 있는 쌍계루에 앉아 사찰 뒤편 병풍처럼 놓여있는 백암산 학바위를 바라보며 지은 시이다. 아리따운 황매화인들 학바위를 빚어낸 자연의 조화에 미치지 못한다고 시인은 노래했다. 오죽하면 조선 팔도 비경 중의 하나로 꼽혔을까.

쌍계루 앞에는 널찍한 연못이 있고 이맘때면 백암산 단풍과 학바위(백학봉·651m)와 쌍계루가 잔잔한 이 연못에 비쳐, 마치 아래 위로 접은 화려한 ‘데칼코마니’처럼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대개 바람이 없이 물결이 잔잔한 아침시간에 이 장면을 찍고자 연못 건너 둑에는 카메라맨들이 삼각대를 설치하고 진을 치고 있다. 주초에 찾았을 때도 카메라로 보아 프로급 사진가들이 이곳에서 연방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전남 장성의 고불총림(古佛叢林) 백양사를 4년 전 연말에 처음 찾았었다. 당시 백양사 강원(講院)의 강주(講主)로 있던 혜권(慧權) 스님을 인터뷰하기 위해서였다. 출가 이후 30여년을 하루 2~4시간만 잠을 자며 산문(山門)조차 거의 나서지 않을 만큼 자신에게 엄격한 수행자면서도 다정다감하고 편하기가 시골 고향의 어르신 같았던 스님의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백양사는 백제 무왕 33년(632)에 백암사(白岩寺)란 이름으로 창건됐으니 그 역사도 길지만 청정한 수행도량으로서 손꼽힌다. 대가람을 가리키는 ‘총림’은 전문도량인 선원과 경전 교육기관인 강원, 계율 교육기관인 율원을 모두 갖춰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다섯 총림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백양사다.

아기 손바닥처럼 작아 ‘애기 단풍’으로 불리는 백암산 단풍은 산 아래에선 아직 푸른 빛이고 백양사 부근부터 물들어 있었다. 이번 주말이 절정일 것 같다. 그러나 상왕봉 부근은 단풍이 누렇게 말라 비틀어져 있다. 등산로가 먼지가 풀풀 날만큼 말라 있는 것을 보면 9월부터 이어진 가뭄 때문인 것같다.

아무래도 백암산의 백미는 백학봉으로, 이곳을 거쳐 오르는 코스가 단풍도 경관도 가장 좋다. 쌍계루를 지나 약수동 계곡으로 10분 정도 오르면 오른쪽으로 영천굴로 오르는 길이 있다. 영천굴은 66.116㎡(약 20평) 남짓한 천연석굴로 영천이라는 시원한 샘이 솟는다. 옛날 한 수행자가 여기서 살았는데 굴에서 항상 한 사람이 먹을 만큼 쌀이 나왔다. 그런데 어느 날 손님이 찾아와 공양을 대접하기 위해 쌀이 더 많이 나오라고 작대기로 쑤셨더니 그 뒤로는 쌀이 나오지 않고 물이 나왔다고 전한다.

백학봉으로 오르는 길은 다소 가파르지만 나무 계단 등으로 잘 정비돼 있어 힘들이지 않고 오를 만하다. 왼쪽으로 깎아지른 학바위를 끼고 오르게 되는데 등산로 양편이 빨간 단풍들로 터널을 이룬다. “산꼭대기 세워진 이 불나무를…’로 시작하는, 얼마 전 공연을 가진 70년대 가수 방의경의 ‘불나무’란 노래와 어울린다.

백학봉까지는 들입목에서 한 시간 남짓이면 오를 수 있다. 산 아래 백양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부터 상왕봉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로 백학봉까지 ‘눈요기’를 실컷해서인지 그다지 볼품은 없다. 백학봉에서 10여분 정도 가면 사거리가 나오는데 오른쪽은 도계를 넘어 구암사로 가는 길이고 왼쪽은 약수동계곡으로 바로 떨어지는 길이다. 사실 여기서 계곡으로 내려가도 백암산은 거의 맛본 셈이다. 상왕봉에서 남창고개를 지나 사자봉으로 해 가인으로 내려가는 길이 백암산 종주코스다. 하지만 대개는 남창고개에서 약수동 계곡으로 내려온다. 약수동 계곡길은 중턱부터 시멘트포장이 돼 있어 천천히 계곡의 단풍을 감상하면서 내려올 수 있다.

<코스>

▲백양사 → 약사암 → 영천굴 → 백학봉 → 상왕봉 → 운문암 → 백양사(4시간30분 소요)
▲백양사 → 운문암갈림길 → 사자봉 → 청류암 → 가인마을(6시간30분 소요)
▲백양사 → 운문암갈림길 → 상왕봉 → 백학봉 → 영천굴 → 약사암→백양사 (4시간30분 소요)
<대중교통>
▲호남선 백양사역에서 내려 장성사거리에서 백양사 가는 버스가 한 시간에 두 대씩 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장성행 고속버스

출처 : 중년정보공유
글쓴이 : 로하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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