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법정스님
산을 건성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산은 그저 산일 뿐이다.
그러나 마음을 활짝 열고
산을 진정으로 바라보면
우리 자신도 문득 산이 된다
내가 정신없이 분주하게 살 때에는
저만치서 산이 나를 보고 있지만
내 마음이 그윽하고 한가할 때는
내가 산을 바라본다.
우리나라에 신선봉이라는 이름의 봉우리는 여러 곳(40여 곳)에 있으며,
대개 신선봉이라는 봉우리들은 빼어난 경관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잘 생긴 봉우리들을 신선봉이라 하고, 도처에 신선봉이 있음은
그만큼 우리 민족 정서에 신선사상이 뿌리깊이 박혀 있음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북설악 신선봉(1,204m)은 그 많은 신선봉들 중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관을 지닌 봉우리일 것이다.
정상 부근의 너덜과 그 너덜의 바위들로 이루어진 봉우리가 수려한데,
원래는 금강산에 속해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의 마지막 봉우리이자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이 시작되는 곳이라 한다.
그래서 그 아래 화암사도 '설악산 화암사'라 하지 않고, '금강산 화암사'라 한답니다.
작년처럼 인적없는 개척코스 산행길에 발아래 푸른 동해바다을 굽어보면서
광활하게 펼쳐진 집채만한 너덜경 지대를 건너고
주목사이의 멋진 암릉길의 스릴을 즐기는 숨겨진 비경속에 신선봉에 올라
설악대청봉을 비롯해 19봉및 눈앞에 펼쳐진 금강산을 보려 했으나
오늘 갑자기 쏟아진 눈으로 인해 일단 화암재로 올라 상황을 살피려 한다
눈 때문에 길 찾기 어려워 대충 감으로 오르려다 몇번 알바하고 나니
두시가 훨씬 넘겨서야 눈위에 삼첩 점심 밥상을 차려 봅니다
거센 눈보라속에 밥먹기가 영..그래도 아직은 행동식에 익숙치 않아서..
손이 곱아서 젓가락질이 쉽지가 않네요..
화암재 올라 신선봉 방향을 바라봅니다
세찬 눈바람에 스틱 손잡이가 날리고 기온은 뚝떨어져 무척 춥습니다
바람이 보입니까?..
현재 시간과 날씨가 담에 맑은날 다시 오라고 하는듯해서..
조금만 가면 신선봉인데..아쉬운 발길을 돌립니다..
뚜렷한 길이 없어 감으로..눈길을 헤집고 가기도 합니다..
눈 쌓인 겨울산은..잠시 방심을 하면 전혀 엉뚱한 곳으로 가기도..
특징있게 이렇게 험한 돌길을 보니 예전 기억이 떠올라..
길이 맞다는 생각에 오히려 반가운 생각이..
..
..
산을 오를때 우리 인간이 산을 정복하려 오르는것은 아닐껍니다
산을 오르며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의 순리대로 적응하라는
산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며 절대 자만과 독선을 버려야 함을 되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