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음악/POP

겨울이오는 길목에서...

by 들꽃 처럼 2014. 11. 23.
728x90

 


 

홀로 떠나보자, 이 겨울에 ~ 박만엽

자고 일어나 
혼탁한 공기에
숨이 막혀
창문을 열어젖히니
살을 에는 듯한 찬 공기가
친숙한 젖비린내와 함께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이렇게 하루 내내 
수족관에 갇힌 
물고기처럼 
유리창 밖의 세계를 
두려움과 동경에 찬 
눈초리로 바라만 보면서 
살다가 갈 것인가
살기 위해
커피 한잔과 
빵 몇 조각 먹으며
생존과 글쓰기를 핑계 삼아 
컴퓨터를 켜고 보다가
피곤하면 쓰러져 
나무토막처럼 시체가 되어 잔다 
탯줄을 끊고 두 주먹 
불끈 쥐며 태어나도
갈 때는 빈손으로 가는 세상  
젓줄이 끊기더라도 새가 되어 
새장을 박차고 날아보자
홀로 그리움 찾아 떠나보자
떠나지 않으면 만남도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