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오면...

봄이 오면........ 蘭草 권정아 온풍에 매화향기 싣고 저 만치서 봄이 달려 오면 나는 동구 밖에서 그대 고운 발길 반겨주리라 담장 아래 속살거리는 은빛햇살 한줌 한줌 주어다 성긴 울타리 위 개나리 여린 가지 마다 뿌려주고 잔설 속 홍매화 나무마다, 뜨락의 검푸른 목련나무 가지마다, 베시시 움트는 연두색 백합 순마다, 봄햇살 가득히 흩뿌려 주리라 살갗 뚫으며 싹을 틔우고 연분홍 잎새 산고(産苦)를 겪는 나목(裸木)들과 꽃나무 옆에서 나도 같이 봄앓이로 아파 주리라 봄이 오면 나는 포롬한 연두빛 향기와 살포시 피어난 새악씨 연분홍 볼 빛 곱게 바라보며 기뻐 하리라 높은 창공 낭낭히 지저귀는 연두꼬리 봄새 따라 햇살 고운 봄의 아리아 피어 올리며 오는 봄을 환희로 맞이하리라 봄이 오면 난 그대와 싱글 벙글 목젖까지 들어내고 손짓하는 벙글은 벚꽃나무 아래서 함박꽃 미소를 지우며 길고 긴 윤중로 벚꽂길을 걷고 또 걸어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