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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행/길(trekking)

만추의...

by 들꽃 처럼 2009.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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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끝을 부여잡고....

2008. 11.  9  (일)

 

 

.

 

무겁게 가라 앉은 잿빛하늘

비가 내립니다. 

 

비가내리는 늦가을의 서정은

 왠지 가슴 저 한켠에서 울적해지는 공허함을

누를 수 없는 계절...

 

정처없이 떠나고 싶은 나그네의 마음뿐입니다..

 

무언가를 보고 채워야지만 조금이라도

마음의 갈증이 해소 될 것 같습니다.

 

"" 그래 가자!   아무곳이나 가보자.""

 

문득 떠오른 그 곳....

 청량산으로 차머리를 돌립니다.

 

 

 

 

백두대간 고개 도래기재를 넘어

 춘양을 거쳐 청량산으로 가는 길

주적거리며 차창을 때리며 내리는 비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추수가 끝난 춘양 서벽리 농촌마을 소경은

 적막감만 맴돌고 농가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가

정다웁게 느껴집니다.

 

 

 

 

 청량산 휴게소 못미쳐 입석 근처에 주차를 하고 

축융봉 들머리로 수레길로 들어섭니다.

새로 쌓은 청량산성을 따라 오름길이 시작됩니다.

 

떠나는 가을이 아쉬운듯

지지못한 단풍들이

 만추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단말마 같은

 진한 농염의 자태를 뿜어냅니다. 

 

 

 

 

청량산 마루를 넘나드는 운무의 오름이

늦가을 퇴색되는 산사면을 덧칠하면서

계절은 마지막 가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 짙게 배어든 그리움들이 농익어

마지막 열정의 색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황홀경에 넋을 놓고 바라봅니다.

 

 

 

 

 

 

허물어진 고성을 새로 고쳐 쌓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저 먼 옛날에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 숨어든 선열들의 결사항전 소리가

들려오는것 같습니다.

 

 

 

 

 밀성대 성벽위에 섰습니다,

발아래 협곡에는 늦가을을 느끼려는

산객들의 왁자거림에

고요한 골짜기의

적막이 깨어집니다.

 

 

 

 

 

 

운무가 걷히자 건너편

 청량산의 비경이 들어납니다.

기암절벽 끝자락에 둥지를 틀은 청량사와 응진전

천길 허공에 놓여진

하늘다리를 줌인해봅니다.

 

 

 

 

 

 

 

 

 

 

 

 

 

축융봉 정상에 서서 

구절양장 굽이 돌아 흐르며

영남땅 너른 들판을 기름지게 적셔주는

 낙동강을 바라봅니다.

 

멀리 안동 학가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잿빛 하늘 사이로 낙동강변 백사장들이

흰색으로 강빛을 대신합니다. 

 

  

 

 

 

 

마지막 고운자태를 뽐내는 단풍이

나열한 길을 따라 축융봉을 내려섭니다.

 

청량산 휴게소 한편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청량산 입석 들머리에서 청량사로 향합니다.

 

축융봉과 달리 청량사는

수 많은 인파로 시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수 많은 인파로 소란스러운 청량사

완전 돗대기 시장입니다.

 

고요함이 흐르고 풍경소리 울리는

고즈넋한  산사의 풍경은

 먼 옛날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비가 흩날리는 가운데 올라선 하늘다리

운무가 휘감아 도는 다리 난간에 서서

추억을 남기려는 산객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자연을 훼손하면서

인간들의 욕망을 채우려고 만들어진 하늘다리

이제 청량산은 산을 보려고 오는 사람은 없고

그 꼴사나운 철제 다리를 보러 오는

사람들만 있습니다.

 

 

 

 

 

 

날씨가 좋지않아 깨끗한 조망은 없지만

운무에 휩싸인 적막감이

또 다른 운치를 보여줍니다.

하늘다린지 구름다린지만 없으면

더욱 멋진 그림인데.....

 

인간의 욕심때문에

 나날이 황폐해 지는 산천의 비명소리가

들리는듯 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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